[개발자 인터뷰] 정오의데이트 이름을 제가 직접 지었어요.



2010 정오의데이트 초창기 멤버이자 모젯의 가장 똑똑한 개발자 정오의데이트 12년차 서버 개발자 박만기에게 물었습니다.

모젯에 입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서울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겨울방학에 카이스트를 다니는 고등학교 동기에게 연락이 왔어요. 갑자기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만드는 알바 한번 해볼래?'라고 했어요. 그때가 2009년 12월이었는데 막 한국에 KT를 통해 아이폰이 출시되었던 시점이에요. 그 친구는 이미 일을 시작했고, 자기와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어요.


와우,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겠네요.

너무 좋은 기회였죠. 궁금하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 대학 동기 중 한 명이 아이팟 터치를 가지고 있는 걸 봤어요. 지금은 너무 당연한데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키웠다, 줄였다, 스크롤까지 하는 걸 보는데 그게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그 놀라운 느낌 아시죠? 이건 혁명이다? 그 느낌? 아시겠죠? 네?


거기에 자기가 개발해서 앱을 넣을 수 있다? 너무 신기했고,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바로 응했습니다.


요즘은 고등학생 때만 해도 '창업을 할 거야', '스타트업에 가서 일을 할 거야' 이런 생각을 하잖아요. 제가 대학생 때만 하더라도 스타트업이라는 말 자체도 생소했던 시기고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몰랐었어요. 제가 일하게 될 회사의 대표님이 BCG에서 컨설팅 하시다가 두산 전략기획실 전무님으로 있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고 했는데, 하나도 이해를 못 했어요. BCG가 뭐야? 전략 컨설팅? 그건 또 뭐야? 거기서 파트너로 계셨데 파트너는 얼마나 높은 거야? 두산그룹 전무? 대리 과장도 아니고 전무면 어느 정도인 거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죠.


그때가 모젯 법인 설립하기도 전이에요. 친구를 만나 설명을 들었을 당시에 곧 다음 주에 법인 등록을 할 거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아이폰 앱을 개발할 수 있다는 기회만을 보고 정말 초창기에 합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모젯에서 함께 하시고 계시네요.

원래는 겨울방학에만 하는 아르바이트로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일을 해보니깐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재미있는 거예요. 나는 공부보다 이쪽이 적성에 맞나 보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정식으로 조인해서 일해보자고 대표님이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대학교 4학년 때는 학교와 일을 병행하면서 보냈습니다.


창업 초기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나요?

시기마다 배워가는 게 달라지는 것 같아서 '예전이 더 좋았다'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처음에는 간단한 거 만드는 수준이었으니깐 개발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성장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서 배우는 시기도 있었어요. 시기마다 즐거움이 달랐어요.



업무적으로 가장 많이 배운 사람은 누구인가요?

아무래도 대표님이죠. 대표님과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거기에 따라 생각하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그럼에도 대표님과 생각하는 출발점 자체는 달라요. 생각의 간극이 생길 때 어렵기는 하지만 대화로 서로를 이해했어요.


제가 개발자이긴 하지만 모든 생각이 기술에서부터 출발하는 편은 아니긴 하거든요. 어쨌든 서비스를 잘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그 목표를 위해서 기획자는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에 기획적인 요소들을 잘 찾고 발전시키는 능력을 활용하는 사람들. 디자이너는 좋게 보이고 편하게 쓰도록 만드는 사람들. 개발자는 그걸 실제로 구현하고 돌아가는 것에 문제없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는 개발을 잘하는 게 기본인 것이고, 결국은 좋은 서비스를 잘 만들기 위한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일반적인 개발자들과는 생각이 달랐지만 대표님과 대화에 공감하는 부분은 많았어요. 그런 점에서 대표와 개발자라는 생각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동일한 방향성을 가져가면서 일했죠.



'정오의데이트' 이름이 만기님 아이디어로 지어졌다고 들었어요.

처음에는 정오의데이트가 아니었어요. 페이스북 팅이었어요. 그때는 페이스북으로만 가입을 할 수가 있었고 페이스북으로 하는 데이팅 앱이라고 마케팅을 했었죠.


로고도 파란색 하트에다가 F자 넣고 시작을 했는데 한두 달 정도 지나고 나서 페이스북에서 우리 앱을 막았어요. 페이스북 정책 위반이었던 거죠. 그래서 급하게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했어요. 지금도 생각나요. 오전에 직원들과 모여서 회의를 했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제가 그때 '정오의데이트'로 아이디어를 냈어요. 저희는 12시가 되면 2명의 이성을 추천해줘요. 컨셉이 명확했죠. 그래서 12시, 정오를 넣은 이름으로 고민을 하다가 정오의데이트로 제안했고 당시에는 나온 아이디어 중에서 반응이 꽤 괜찮았어요. 급하게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라 오전 회의를 거쳐서 바로 변경을 했어요.


내가 만든 서비스의 이름, 자부심이 있겠어요.

사실 내 아이디어로 앱 이름이 변경하면서 기쁨보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조금은 올드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도 되었고요. 그래도 이름 안에 우리 서비스의 성격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좋았어요.



모젯 개발팀에 장점은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에서 이 정도 규모 트래픽을 다루는 회사가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 꽤 큰 규모의 트래픽을 경험해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고객 대상으로 다양한 시도해보고 사람들이 반응을 보고 거기에 맞춰서 여러 가지 변화를 줄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면은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필요한 일이라면 비용, 기술, 프로세스, 업무영역 등에 제약을 두지 않아요. 특히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일이라면 제약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필요한 일이 합리적이라는 공감대만 형성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기술에 대해서 열려있고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모젯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개발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임팩트가 큰 순서대로 빠르고 안정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결과물이고 더불어 시스템의 한계로 오는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시켜 나갔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개발을 하다 보니 개발 내적으로 놓치는 부분들이 조금씩 늘어갔어요. 여전히 고객이 최우선이지만 미흡한 부분도 안정적으로 잘 해내고 균형을 잡기 위해 개발팀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래도 보고 배울 것이 많은 분들이겠죠.



현재 함께 일하는 분들 중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나요?

서비스 운영파트 리더분. 에너지가 넘쳐요. 나는 너무 쳐져 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어요.(반성 중)


그리고 개발팀 팀장님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심적으로 편안해져요. 내가 똑같은 이야기를 내가 전달하면 그런 느낌이 아닐 것 같은데(다시 반성 중) 대표님 혹은 회사가 요구하는 것과 개발 팀원들이 요구하는 것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맞추고 좋은 결과가 나오게끔 이끌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로덕트 팀장님. 그분의 의견을 듣고 있으면 오!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덕트 팀장님은 저나 회사가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다르게 생각하는 포인트들이 많아서요. 그래서 아 내가 옛날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한 번 더 반성 중) 사용자 입장에서의 생각을 깊이 있게 하시는 분이라서 비결이 궁금할 때도 있어요.


그럼 만기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신중한 성격이에요. 또한 회사의 거의 모든 히스토리를 알고 있다 보니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면 그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요. 구멍이 될 수 있는 것들도 미리 발견을 해주죠.




모젯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가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거의 없어요. 성격이 모났다거나 설득력 없이 자기주장이나 자존심을 세운다거나 그런 분들이 없었어요. 사람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는 확실히 적은 것 같아요.


복지나 문화는 어때요?

사실 저는 휴가에는 관심이 없어요. (보너스에 좀 더 관심이 ㅎㅎ)

내가 사업과 회사에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모젯 문화가 그래요.


지금은 장기근속자에게 보너스 휴가와 휴가비도 주고 교육비, 도서비, 리모트 근무 등 다양한 복지들이 생겼어요. 최근에 입사하신 분들에게는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저는 없던 시절부터 일을 했잖아요. 우리 회사 복지가 대한민국 최고야!라고는 할 수 없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화와 복지가 꾸준히 풍성해지는 걸 저는 봐왔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넓혀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만기님은 모젯 입사 후 정오의데이트가 생겼어요. 시작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다 함께 했었는데요. 만기님은 소셜 데이팅 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소셜 데이팅 앱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좋지는 않잖아요. 유저뿐만 아니라 채용을 할 때도 소셜 데이팅 앱이라고 하면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요. 그런데 외부에서 보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도 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알 것 같고 저도 외부에 있었으면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봤을 것 같아요.


취향이 비슷하거나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커뮤니티 모임에 참여를 하잖아요. 동일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모, 취미, 취향, 사는 곳 등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대방의 정보를 시간 공간을 초월해서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주는 활동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보다 훨씬 대중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요.



모젯과 계속 함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회사가 계속 커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회사가 커지는 속도가 제가 크는 속도와 비슷했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회사가 커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어요. 거기에 맞춰서 시스템을 정비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다 보니 배우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모젯의 성장과 함께하기 바빴던 것 같아요.


10년 동안 다닌 소감은?

21살에 들어왔는데 지금 30살이에요. 시간이 갈수록 위기감 같은 것이 생겨요. 신입 때는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배울게 많았고 나에게도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그분들의 나이가 된 거죠. 그때 그 사람과 지금의 나의 역량은 어떤가. 그런 것에서 위기감이 오죠. 그럼에도 앞으로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요. 10년이라는 숫자 안에 갇히고 싶진 않아요. 내가 이곳에서 필요한 일을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나 하나씩 해내고 있다는 것. 그게 저에게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